빵이 가득한 집
요즘 이마트나 홈플러스보다 동네 재래시장을 가는 일이 부쩍 늘었다.
주 차가 힘들고 현금만 쓸 수 있으며 집에서 한 20분 정도 걸어가야 함에도 종종 간다. 야채와 과일 값이 마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싸고, 꿀단지와 잠시라도 걸으며 얘기할 수 있다는 것도 이유지만… 사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.
바로 시장통에 있는 빵집 때문이다. 그 빵집은 ‘뚜레주르’니 ‘파리바게뜨’ 같은 우리가 요즘 흔히 생각하는 베이커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.
시 장 건물의 좁은 가게 안쪽에 빵 굽는 기계를 놓고 아저씨들 2~3명이서 계속 빵을 만드신다. 가게 앞에는 길가에서 옷 파는 아저씨들이 쓰는 판대기 같은 매대를 놓고 아주머니 한 분이 만들어진 빵을 쉴 새 없이 투명한 비닐 봉지에 담아 쉴 새 없이 판다. 진열대도 없고 조명도 없고, 인테리어도 없다.
심지어 간판도 없다. 가게 이름이 적힌 현수막만 위에 걸어놓았을 뿐이다. (update. 최근 간판을 달았다. 돈을 좀 버신 모양이다.. ^^;)
그런데 맛있다.
재 료도 풍성하고 더 크고, 한 봉지에 더 많이 들어있는데 가격은 더 싸다. 보통 1만원은 넘게 줘야 살 수 있는 실한 치즈 케익이 4000원, 2만원 넘게 줘야 할 커다란 케익은 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. 제과점에서 주먹 반만한 크기의 모닝롤을 10개 정도 묶어서 판다면 여기선 주먹만한 모닝롤을 12개 정도 포장해서 더 싸게 판다.
라인업이 단순하냐면 그렇지도 않다. 왠만한 베이커리에서 볼 수 있는 빵들은 대부분 있다.
인 테리어, 프랜차이즈, 포장 등의 비용을 철저히 줄이고 오직 품질로만 승부한 것이다. 입소문이 번지면서 요즘은 손님으로 문전성시다. 빵돌이인 나는 가게 오픈 초기부터 부지런히 들락거린 덕에 요새도 사장님이 얼굴을 기억하고 계신 듯..
단 순히 가격을 낮춘 것이 성공 요인은 아니다. 빵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서서 직접 빵을 굽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. 어느 순간 동네 제과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파리바게뜨 같은 지역의 대형 프랜차이즈나 번화가의 고급 베이커리들만 살아남는 분위기가 굳어졌는데, (한적한 동네에서나마) 이 추세를 뒤엎은 것이다. 실제로 수익을 얼마나 남기시는지는 모르겠다. 노동 강도와 비교해서 충분한 수익이 있는지도 모르겠다. 그래도 경제가 어렵다는 요즘, 가게가 상당히 번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.
위 기를 견뎌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실력. 장바구니에 한 가득 빵을 담아주시는 아주머니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. 나의 경쟁력을. 내가 지금 속한 이 조직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나는 앞으로 지금까지와 같은 정도의 퍼포먼스나마 낼 수 있을까? 산업의 기본 구조 자체가 심하게 뒤흔들리는 이 판에서 나는 홀로 설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까? 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인가?이 가게 한 곳 때문에 나는 이 시장에 온다. 나를 보고 우리 회사나 우리 서비스를 쓰겠다는 사람이 있을까?
엉성한 비닐 포장에 달라붙은 치즈케익의 윗 부분을 긁어내며 나는 생각한다. ‘나는 세상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? 나는 가치를 만들고 있을까? 내가 이 빵집에 열광하듯 내가 만든 가치에 열광해 줄 사람이 있을까? ‘
낮은목소리의 미투데이 – 2009년 3월 22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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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낮은목소리님의 2009년 3월 2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.
낮은목소리의 미투데이 – 2009년 3월 17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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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낮은목소리님의 2009년 3월 1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.
낮은목소리의 미투데이 – 2009년 3월 11일
- [관가 포커스] 공무원 명함에 이메일 사라지나-서울신문 휴대폰 번호 없이 사무실 번호랑 이멜 주소만 있는 명함 받으면 사실 좀 얄미운 느낌 드는데.. 그나마 e메일 주소도 없앤다.. 보안의식 교육이나 일단 좀 시키심이..2009-03-11 11:08:4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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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낮은목소리님의 2009년 3월 11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.
High enough! : [잡담] wbc 최훈 카툰
ㅎ 조금 웃긴 듯..
낮은목소리의 미투데이 – 2009년 3월 9일
- 국내 최장수 동물 `자이언트` 코끼리 눈감아 – JOINS 기사 보면 평생 한번도 앉거나 누운 적이 없다는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??2009-03-09 15:35:40
이 글은 낮은목소리님의 2009년 3월 9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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